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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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이에 대응해 주요국이 통화완화정책 등 경기부양책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풍부해진 돈(유동성)의 힘이 증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예상이다.

2일 오전 11시2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 가까이 올라 장중 2000선을 회복했다. 지난 주 코스피는 8.1% 폭락해 6개월여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코로나19 공포에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세계 증시는 급락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를 비롯해 세계 증시가 빠른 속도로 급락하다보니 고평가 된 일부 선진국 시장은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확진자수는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됐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에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공포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시간이 지날수록 객관적인 진단이 병행돼 사라질 것"이라며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경기부양으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급락한 주가를 복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당장 이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긴급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경제활동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연준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고 발언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FOMC가 0.5%포인트 금리인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미국이 3월과 4월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내 생산차질이 미국 기업들의 이익 둔화로 이어질 수 있고 고용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FOMC는 3월과 4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도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달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1%로 낮췄다.

시장에선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함께 한은도 4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정부와 발을 맞출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한은도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경기둔화를 방어하는 데 적절하게 활용되고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까지 더해진다면 국내 증시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 업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IT주가 하락하면서 주도주가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외국인은 다시 IT주에 대한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채선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