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금리인하 시사한 Fed
美 정부는 부양책 추진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 속에 뉴욕증시의 폭락세가 거듭되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조기 감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 긴급성명을 통해 “미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활동에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고 보유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성명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1주일 새 세 번째로 1000포인트 이상 추락하는 가운데 나왔다. 성명이 발표된 뒤 다우지수는 낙폭을 줄여 357.28포인트(1.39%) 내린 채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19일부터 7거래일간 뉴욕증시에서 3조6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의 관심은 Fed가 금리를 ‘언제’ ‘얼마나’ 내릴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연 0.90%까지 하락했다. 현재 기준금리(1.50~1.75%)보다 60~85bp(1bp=0.01%포인트) 낮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3월부터 6월까지 세 번 연속 금리를 내려 총 75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일부에선 3월 50bp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인하폭으로는 94.9%가 50bp에 걸고 있다.

일각에선 Fed가 3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선제적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는 이날 CNBC에 출연해 “Fed가 당장 성명을 발표해 시장을 안정시키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제롬 파월 Fed 의장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이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는 “금리 인하는 집에 머물거나 격리된 근로자들을 생산라인에 배치해 일을 재개하게 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통화정책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하는 등 여러 차례 완화정책을 취했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9.6으로 전월 54.1에서 사상 최저로 폭락했다. 이 지수는 2007년 1월 이후 5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중국의 2월 제조업 PMI는 35.7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해당 지표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05년 1월 이후 최저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38.8)보다도 낮다.

케빈 해싯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생이 빠르게 억제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여전히 긍정적이겠지만 불황이 시작된다면 2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등 행정부 차원의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백악관이 경제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법인세 인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일시 관세 완화, 의료장비 생산 증대를 위한 법 제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Fed의 금리는 높다. 미국은 가장 낮은 기준금리를 가져야 한다”며 Fed에 금리 인하를 또다시 촉구했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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