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흥행몰이에 성공한 사례가 등장한 반면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25일 발광다이오드(LED) 칩 제조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공모가격을 희망가격 범위의 최상단인 7500원으로 확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0~21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는 1236곳이 참여해 111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냈다. 적은 유통물량, K-OTC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 등에 더해 회사의 UV(자외선) LED 기술이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살균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기관들이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모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인 SCM생명과학(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이날 수요예측 시기를 다음달 9~10일에서 18~19일로 연기했다. 건축 구조설계 기술기업인 센코어테크도 같은 기간으로 예정했던 수요예측을 미루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모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번주부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면 IR도 차질을 빚고 있다. KT 계열 플레이디가 지난 24일 예정됐던 대규모 IR을 취소한 게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공모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명을 듣던 기관들은 콘퍼런스콜 등 비대면 IR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현지에서 진행하는 IR은 이달 초부터 콘퍼런스콜로 대체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 공모주 시장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테마로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스마트폰 부품제조사 제이앤티씨는 이날까지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3.48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내며 최근 위축된 투자심리를 반영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