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가 국내 생산 중단을 발표하자 주가는 오히려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비효율적인 국내 생산설비를 접고 동남아시아 등 해외 공장 위주로 전환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갖춘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CI는 지난해 180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영업이익 1587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도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432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그럼에도 기관투자가의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전날(11일) 주가는 11.88% 급등한 데 이어 12일엔 약보합세(-0.61%)에 그쳤다.

오는 20일부터 전북 군산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게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생산설비를 증설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쳤고, 이는 곧바로 OCI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OCI는 원가경쟁력이 높은 말레이시아 설비 위주로 가동하면서 내년께 중국 저원가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설비의 10%에 달하는 군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군산 공장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전환, 말레이시아 공정의 원가 절감 등으로 내년부터 폴리실리콘 사업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른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한화솔루션도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11일부터 이틀 새 3.3% 올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