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6년 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 어제 7.8원 급등
미국 국채도 동반 상승세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초 글로벌 증시가 급격히 상승하자 손실을 감수하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에 흐름이 바뀌었다. 금, 국채, 미국 달러,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고배당 상품 등 중위험·중수익 금융투자상품 5종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의 안전자산 달러·금·국채
우한 폐렴에…돈 몰리는 '안전자산 5종세트'

30일 코스피지수는 37.28포인트(1.71%) 내린 2148.00에 장을 마쳤다. 우한 폐렴 확진자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날 아시아 증시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증시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자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투자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낸 반면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80전 오른 달러당 1185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미 국채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1.59%까지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채권 수요가 증가해 채권값이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증권업계에선 우한 폐렴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채권시장이 대부분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 우려로 외출 자제, 소비 위축이 확산될 경우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채권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어 채권시장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30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물 선물 가격은 트라이온스당 1580달러를 웃돌며 거래됐다. 이는 6년 만의 최고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값 2000달러 가능성’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금값은 작년 말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최근 우한 폐렴 이슈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IBK자산운용, 블랙록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에서 운용하는 금 펀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평균 5.67%다.

고배당주·리츠 등 ‘인컴 자산’ 주목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저금리 기조나 대외 악재를 감안할 때 리츠 및 고배당 상품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이들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에선 고배당주, 리츠 등 시세 차익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이자, 배당 등 현금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인컴 자산 수요가 많다”며 “지금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고배당주가 많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주가 부진해 금융업종의 비중이 높은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주춤하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비중이 높은 상품은 성과가 좋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큰 ‘KBSTAR 대형고배당 10TR’의 경우 수익률이 14%를 웃돈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는 리츠도 주가 하락 시 매력이 높아진다.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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