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면세점 화장품 엔터주 등 중국 관련 종목 상승세에 발맞춰 이들의 목표주가를 대폭 올렸던 증권사들이 머쓱해졌다. ‘우한 폐렴’ 확산으로 28일 증시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증권사 내부적으로 관련 종목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中소비주 목표주가 대폭 올렸는데…" 우한 폐렴 충격에 증권사 고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평균 목표주가 상승률(23일 기준)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23.2%·1위) 호텔신라(13.8%·4위) 클리오(13.7%·5위) 등 중국 관련주 9개가 포함됐다. 나머지는 테크윙(14.3%) 아모텍(13.7%) 삼성전자(10.5%) 등 정보기술(IT)주가 대부분이다.

증권사들이 중국 관련주의 목표주가를 크게 올린 것은 우한 폐렴 발병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등에 대한 기대로 올해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질병 확산으로 중국인의 방한과 중국 내 소매 판매가 모두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증권사들은 다시 목표주가 조정을 생각해봐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목표주가를 바로 낮추기보다 이번 사태 확산 속도와 중국 정부의 조치를 일단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한 폐렴의 심각성을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과소평가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 11일 우한 폐렴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고, 국내에서도 20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그 이후에도 관련 종목의 목표주가를 올린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은 목표주가를 올린 보고서가 22일까지 나왔고, 호텔신라도 한 증권사가 4분기 실적 관련 보고서를 21일 내면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