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급감했던 대차거래 잔액이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작년 12월부터 증시가 쉬지 않고 오르면서 조만간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대차잔액은 52조4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5조671억원(10.6%) 증가했다. 지난해 8월 58조2069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던 대차잔액은 10월 55조3347억원→11월 54조1680억원→12월 47조47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새해 들어선 V자형으로 반등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차입자가 기관투자가 등에게 일정한 수수료와 담보를 제공하고 주식을 빌린 뒤 나중에 상환하기로 하는 거래를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들여 갚기 때문에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로 증시 상승폭이 커지면서 조만간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도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차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빌린 주식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의미하지만, 이게 반드시 공매도 대기물량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반도체 업황 반등 등으로 증시 상승세가 계속되면 주식을 되사는 쇼트커버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