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의 스톡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서 본 올해의 바이오
연초(1월 13~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한 것은 뇌질환과 유전자 치료제다. 2020년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관련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해 초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세계 최대의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설명회로 그 해의 이슈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미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 신청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당뇨 치료제에 집중하던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도 알츠하이머 임상 확대 의사를 밝혔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 승인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생산 준비를 마친 상태라는 것이다. 가능한 빨리 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아두카누맙의 승인과 관련해 수혜가 기대되는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아두카누맙 용법에 따른 필요량 등을 가정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을 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도 이번 컨퍼런스에서 "아두카누맙이 성공하면 3공장의 가동률도 최대치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의 스톡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서 본 올해의 바이오
◆ 유전자 치료제 상업화

유전자 치료제는 상업화로 이어지고 있는 단계다. 유전자 치료제의 단점은 비싼 가격인데, 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이번 컨퍼런스에서 제시됐다.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제 진테글로를 출시한 블루버드바이오는 가치기반 지불모델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35만1000달러(약 4억원)에 달하는 약값을 5년간 5회에 걸쳐 지불할 수 있고, 1회 지불 이후 효과가 있을 경우 나머지 약값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노바티스와 앨라일람도 새로운 약가 지불체계를 통해 유전자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앨라이람은 RNA 간섭(RNAi) 치료제 분야에서 단연 주목받는 기업이다. 아밀로이드성신경병증 치료제 온파트로에 이어 지난해 말 급성간성포르피린증 치료제 기브라리를 출시했다. 내년까지 4개 신약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RNAi 치료제는 중추신경계(CNS)와 안과 질환에도 확장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RNAi 개발 업체는 올릭스가 있으며, 에스티팜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 제조 세계 3위권 기업"이라고 말했다.

◆ 보툴리눔톡신, 새로운 경쟁자 출현

대웅제약이 제품을 출시한 미국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에는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할 예정이다. 레방스는 지난해 11월 'DAXI'를 미간주름 개선용으로 FDA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4400명의 대규모 임상을 진행했고 위약 대비 74%의 개선을 보였기 때문에 연말 허가가 예상된다.

DAXI는 효과가 6개월 지속돼 앨러간 보톡스의 3개월 대비 편리함을 강조하고 있다. 허가 일정 등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경쟁은 2021년에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