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기업 솔브레인이 지주회사 전환에 나서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솔브레인은 23일 코스닥시장에서 4000원(3.77%) 내린 10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재료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올 들어서만 25% 넘게 올랐다.

솔브레인은 ‘액체’ 형태의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한다. 순도가 최대 12나인(99.9999999999%)인 액체 불화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능력을 확보하면서 창사 이후 최대 연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솔브레인은 오는 7월부터 지주회사인 솔브레인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솔브레인으로 인적 분할한다. 분할 비율은 0.55 대 0.44다. 이익 대부분이 사업회사에서 발생하지만, 자산이 많고 부채가 적은 지주회사의 분할 비율이 높게 산정됐다.

향후 주가 흐름은 신설법인인 사업회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주회사에서 떨어져 나오더라도 이익 수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주요 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업은 빠르게 증가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올해는 더욱 공격적인 증설이 이어지면서 솔브레인이 공급하고 있는 식각 및 세정용 에천트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설법인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149억원으로 분할 전(153억원)보다 2.6% 줄어든다”며 “국내 반도체 신규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정부의 소재 국산화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솔브레인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 기업 가치가 2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 시가총액(1조8000억원)보다 15% 넘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12.1배가 유지된다면 사업회사의 가치는 약 1조8000억원”이라며 “지주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에 0.7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