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뉴욕 증시는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발생한 미국의 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암살은 시장에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이란의 반격은 미국의 사전 인지로 무위로 끝났습니다. 또 추가 반격 가능성도 우크라이나항공의 여객기 격추 실수와 이에 따른 내부 시위로 인해 사그라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만약 미국과 전면전을 하겠다고 나섰더라면 세계 금융시장 상황은 지금과 다를 겁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했을까요.

최근 워싱턴 정가와 가까운 분을 만나 자세한 뒷 얘기를 들었습니다.

종합하면 올해 말 대선에서 재선되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를 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관심과 행동은 올해 11월 재선에 쏠려있다. 솔레이마니 암살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된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가장 큰 위협이다. 특히 솔레이마니가 지휘해온 헤즈볼라는 더욱 그렇다.

솔레이마니 제거는 유대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의 유대인들은 통상 80% 가량이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미국엔 600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살고 있는데 유권자가 500만명 수준이고, 그중 400만표가 민주당 지지표라는 얘기다. 최근 두 번의 대선에서도 유대인 중 400만표 가량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유대인표를 얻기 위해 이란을 계속 고립시키고 있다. 이란과의 핵협상 탈퇴,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등도 비슷한 맥락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전국 총 득표수에서 힐러리에게 200여만표가 뒤졌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대인 400만표 가운데 일부만 가져와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00만명에 달하는 이란계 미국인들의 지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란계 미국인은 대부분 1979년 이란 혁명 직후 미국으로 떠나온 사람들로 대다수가 이란의 신정 정치를 거부한다. 당시 팔레비 왕조의 손자인 레자 팔레비(59세)는 메릴랜드에 살면서 계속 트럼프 측에 이란을 압박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일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암살이 이란 정치세력 내부에서 별다른 반발을 부르지 않을 것으로 계산했다고 관측한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81)의 최측근이다. 그래서 2인자, 그리고 차기 대선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군부내에서는 솔레이마니가 전통적인 명령 체계를 어기고, 헤메네이에게서만 직접 명령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또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등 온건파에게는 강력한 정적을 없애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란이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때 사전에 미측에 알려준 것으로 안다.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란 내부 정치세력에게 솔레이마니 제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을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겉으로는 '피의 복수'를 다짐하지만, 속으로는 그다지 강력하게 나오지 않을 것을 사전에 인지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다가 운도 억세게 좋다. 이란이 미군 기지 공격 과정에서 실수로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추락시킴으로서 더 이상 추가 공격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란인들이 대거 탑승한 비행기를 떨어뜨린데다, 거짓말까지 한 탓에 격심한 내부 시위에 휘말린 탓이다. 원래도 반격 의지가 크지 않았는데, 내정 때문에 반격할 여지가 사라졌다.
"트럼프의 솔레이마니 암살은 대선 때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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