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중에도 눈 뜨고 당한 금감원

"추가 피해 안막고 두달간 뭐했나"
금융당국 안일한 대처 도마 위에
라임자산운용의 ‘막장 돌려막기’는 금융당국이 라임의 편법 및 불법 운용을 검사하고 있었던 지난해 9월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금융당국이 라임 사태에 적극적이고 빠르게 대처했다면 3차 환매중단 피해는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3차 펀드 모라토리엄'은 막을 수 있었는데…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부터 라임 사태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라임은 이때부터 금감원의 대대적인 검사를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정상 펀드 자금을 부실 펀드로 옮기는 ‘펀드 돌려막기’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은 작년 10월 1조5000억원대 환매중단 조치 이후 판매사들이 정상 펀드 자산 내역을 까보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

지난해 8~9월은 라임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1조원가량 자금이 빠져나갔던 시기다. 라임의 전체 펀드 설정 잔액은 지난해 7월 말 5조721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월 말 5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라임 사태 의혹이 제기된 뒤 환매중단까지 두 달 이상의 시간이 있었다”며 “1조원 환매가 진행되면서 이들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멀쩡한 정상 펀드 자금까지 돌려막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라임의 정상적인 펀드까지 부실자산 비중이 급속히 높아졌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선의의 투자자들만 앉아서 큰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밀었던 코스닥벤처펀드마저 3차 환매중단 대상에 오르면서 금융위원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금융위가 2년 전 코스닥 활성화의 대표 정책으로 추진한 결과물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 금융위는 시장의 현실을 모른 채 ‘깜깜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금감원은 사모펀드 감독을 소홀히 하면서 전혀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금융시장 신뢰를 깨버린 라임 참사가 벌어진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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