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작년 4분기를 지나면서 세계 금융시장 분위기가 뚜렷하게 호전되고 있다. 전망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투자심리가 이렇듯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시기일수록 분명한 성장 잠재력과 안정적 수익 기반을 동시에 보유한 업종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뛰어난 수익성과 성장 기반을 동시에 보유한 업종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 ‘iShares North American Tech-Software ETF’를 추천한다.

세계적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는 배경에는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작년 내내 답보 상태를 거듭하다가 서서히 합의 국면에 접근하는 미·중 무역분쟁이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이미 상당히 올라왔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S&P500지수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시가총액 비율(EV/EBITDA)은 12배를 웃돌고 있다.

이는 과거 평균 대비 저평가된 수준이 결코 아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시장 전체적으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업종 및 테마별로 접근하는 전략을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종은 시장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치고 올라온 지금도 장기적 성장잠재력에 근거해 투자할 만한 대표적 투자처다.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프트웨어 업종의 수익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배경에는 사업 모델의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의 소프트웨어 사업 모델이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 사업 모델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한 만큼 요금을 받는 ‘구독’의 개념으로 진화했다.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 관점에서 보면 수익구조가 더 안정적으로 변하고 비용도 절감된다. 기업 가치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쓴 만큼만 수수료를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역시 만족도가 높아진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판매함으로써 발생하는 시장의 성장세는 소프트웨어 업종 전체의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iShares North American Tech-Software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 기업은 물론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 및 게임업체들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문제 삼지만 뛰어난 수익성과 외형 성장을 동시에 창출하고 있는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