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지난해 50조원을 돌파했다.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차이나CSI300레버리지’였다.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많은 돈이 몰렸지만 지난해 한국 증시가 부진해 수익률 상위권은 외국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레버리지 ETF가 휩쓸었다.
지난해 ETF 순자산 50兆 돌파…수익왕은 TIGER차이나레버리지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ETF시장 동향 및 주요 특징 분석’ 자료를 7일 발표했다. TIGER차이나CSI300레버리지는 지난해 79.8%의 수익을 올려 450개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중국CSI300지수가 지난해 36.0% 상승한 영향으로 이 지수 등락률의 2배 안팎 손익을 내도록 설계한 TIGER차이나CSI300레버리지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가 1, 2위에 자리했다.

ETF 수익률 상위권은 해외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종목들이 휩쓸었다. 3위(TIGER미국S&P500레버리지)와 4위(TIGER유로스탁스레버리지), 5위(KINDEX러시아MSCI)도 각각 미국, 유럽, 러시아 증시지수를 따르는 상품이 차지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이 보여준 강세가 ETF 수익률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증시는 에너지 관련 기업 비중이 높은 특성으로 인해 지난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상승폭이 컸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액티브펀드 시장은 침체됐지만 ETF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장 ETF의 순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26.1% 증가한 51조7000억원이었다.

상장 ETF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6.54%였다. 수익을 낸 ETF가 259개로, 손실을 본 상품(143개)보다 많았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평균 수익률(7.83%)이 코스피지수 상승률(7.67%)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당분간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 비율은 2.8%에 불과하다. 미국(11.7%), 독일(11.3%), 일본(6.4%)보다 낮아 자금이 추가 유입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세계 11위, 상장 종목 수로는 세계 6위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는 ETF를 자산관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정 기간마다 현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인컴형 상품과 해외 직접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할 수 있는 글로벌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국내 상장 ETF에 적용되는 불평등한 과세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당국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한다. 국내 상장 ETF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