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이번 주(6~10일) 뉴욕증시는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 이후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미국의 12월 고용지표 등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줄 주요 경제 지표도 핵심 변수다.
미국이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의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를 공습해 암살한 이후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이란은 '가혹한 보복', '최고의 응징' 등의 거친 언사를 사용하며 보복을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은 솔레이마니 사살은 미국에 대한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였으며, 추가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솔레이마니 폭격 다음 날인 지난 3일에도 이라크에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재차 공습하는 등 군사 행동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보복과 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군사 행동이란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가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금융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최근 북한도 도발을 시사하는 강경한 언사를 쏟아내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전반적으로 커진 상태다.
지난해 주가지수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과매수 인식도 큰 만큼 지정학적 요인이 조정을 촉발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중동발 뉴스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주 후반 발표될 미국의 12월 비농업 고용지표도 향후 증시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비롯한 주요국의 경제 지표는 대체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경제가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는 지난해 연말 증시의 랠리를 이끈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둔화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고용에서도 이상 조짐이 보인다면 올해 경기 반등 기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12월 신규고용은 15만 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1월의 26만6천 명 급증에 비하면 다소 줄었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실업률은 반세기래 최저치인 3.5%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지표가 예상치 부근으로 양호하게 나온다면, 제조업 지표 악화로 조성된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유로존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 등도 글로벌 경기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미국과 중국, 유로존의 서비스업 PMI도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5일 백악관에서 1단계 합의 서명식을 열 것이라고 밝힌 만큼 특별한 추가 소식이 나오지 않는 한 이번 주 시장의 주된 이슈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마지막 거래일에 중동 긴장이 불거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04%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6% 내렸지만, 나스닥은 0.16% 상승했다.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이번 주는 고용 지표가 핵심이다.
6일에는 정보제공업체 마킷의 12월 서비스업 PMI가 발표된다.
7일에는 공급관리협회의 12월 비제조업 PMI와 11월 무역수지, 공장재 수주 등이 나온다.
8일에는 12월 ADP 민간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연설이 예정됐다.
9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나온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이 연설한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연설도 예정됐다.
10일에는 12월 비농업 고용지표와 11월 도매재고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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