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0대 그룹(자산 총액 기준) 계열사들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10대 그룹 중 6개 그룹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은 전년 4분기 대비 흑자전환했거나 8.9~9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10대 그룹 계열사의 지난해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4.1%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한화 ‘흑자전환’

"현대차는 실적 질주, 현대중공업·한화 흑자전환"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0대 그룹 중 여섯 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018년 4분기보다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4분기 기업 이익이 크게 악화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합이 4292억원으로 전년 동기(-3947억원) 대비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4분기 각각 2730억원, 16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부진했던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4분기에는 각각 571억원, 30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수주가 효자노릇을 했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이 4841억원으로 전년 동기(-546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 등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한화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135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3384억원으로 집계됐다.

바닥 짚어가는 삼성·SK

작년 3분기 가장 큰 영업이익 감소폭을 나타냈던 SK그룹은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8.9% 감소한 2조36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그룹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7조1962억원으로 40.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업황 반등 기대를 키우고 있는 반도체가 지난해 4분기까진 실적 부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공급 증가가 예상만큼 많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보다 각각 39.1%, 141.2% 늘어난 37조8042억원, 7조241억원이다.

달리는 현대차, 제자리 찾는 롯데

작년 3분기 ‘나홀로 성장’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4분기에도 54.6% 늘어난 2조938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신차 효과에 힘입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944억원으로 118.4% 많아졌다.

롯데는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보다 91.9% 늘어난 4438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화학업황 악화로 부진했던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20.4% 늘어난 221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91.0% 많아진 1724억원이다.

LG그룹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이 5255억원으로 51.7% 줄었다. 10대 그룹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077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2793억원 흑자) 대비 적자전환한 탓이 컸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