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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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끝나고 상장사들이 2019년 4분기 결산에 들어가면서 시장 관심은 다시 기업 실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4분기는 유달리 ‘실적 쇼크’가 많은 분기라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어닝 쇼크 가능성이 작으면서 2020년 실적이 개선될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4분기 어닝 쇼크 주의해야”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있는 229개 상장사가 4분기에 거뒀을 영업이익은 27조8976억원으로 추산됐다. 2018년도 같은 기간(28조5371억원)보다 2.2% 줄어든 금액이다. 그 전 3분기에 40% 가까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진 것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4분기는 잊어라…새해 실적 '해뜰 株'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 등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4분기에는 보통 실제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16%가량 밑돈다”며 “이를 고려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0%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 종목은 SK하이닉스다. 90.2%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한 달 동안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5.1% 증가했고, 올해 영업이익이 14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주가는 오르는 중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반도체주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어 4분기 실적은 주가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42.4%), RFHIC(-30.2%), 천보(-26.9%), SKC(-19.4%), 코오롱글로벌(-17.2%), 한화에어로스페이스(-15.7%) 등도 4분기 영업이익은 크게 줄지만 올해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6% 줄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15.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호석유(4분기 -25.4%), GS건설(-10.0%), HDC현대산업개발(-5.1%) 등도 4분기와 올해 영업이익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대부분 종목 실적 개선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는 주가에 복병으로 꼽힌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급락할 뿐 아니라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 기계, 가전, 유틸리티 등은 매년 4분기에 큰 폭의 어닝 쇼크를 냈다”며 “이왕이면 어닝 쇼크 가능성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어닝 쇼크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조선, 화학, 통신서비스, 2차전지, 유틸리티 등을 들었다. 대우조선해양, LG화학, KT, 삼성SDI, 삼천리 등이다.

2020년 실적으로만 따지면 한국전력이 첫손에 꼽힌다. 영업이익이 3조1675억원으로 2019년보다 5324.5%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584억원으로 쪼그라든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유한양행(298.3%), 모두투어(228.9%) 등도 올해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엔 대부분 종목이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도이치모터스(-34.8%), 위메이드(-17.6%), 금호석유(-11.0%), 동국제강(-10.2%), 휴켐스(-9.0%) 등은 올해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수출이 살아나면서 상장사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0조원가량 늘어난 18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