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증시가 작년의 부진을 씻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가총액이 2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3.6% 늘어나는 데 그쳐 부진했다.

글로벌 증시 시총 24.4% 늘 때 한국은 3.6% '찔끔 증가'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세계 86개국 주요 증시의 시총은 86조6580억달러(약 10경5493조원)로 작년 말(69조6471억달러)보다 24.4% 증가했다.

주요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편 데다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세계 주요 증시의 시가총액이 11조6000억달러(14.3%) 줄어든 것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다.

국가별로는 세계 1위인 미국 증시의 시총이 올해 들어 약 7조5800억달러(28.2%) 불어났다. 세계 2위인 중국은 올해 34.7%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화제를 모은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상장에 힘입어 증시 시총 규모가 386.8% 증가하면서 단숨에 세계 시총 순위 7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3.6% 늘어나는 데 그쳐 시총 증가율이 86개국 중 58번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장기간 시위 사태를 겪은 홍콩(12.3%)이나 이웃 나라 일본(16.0%)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때문에 한국의 세계 시총 순위도 11위에서 12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시위 사태에 페소화 가치 급락까지 겪은 칠레 증시는 시총이 17.4% 줄었고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는 21.1% 감소했다.

주요국 주가지수는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주요 91개 지수 가운데 75개는 연초 대비 상승(26일 현재)했고 내린 지수는 16개에 불과했다.

지수별로 보면 그리스의 아테네증시(ASE) 종합지수가 연초 대비 48.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지난 8월 3년 만에 장중 1900선이 붕괴한 뒤 반등했으나 올해 7.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