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모트렉스가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전진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급증한 금융비용 탓에 현금 유동성이 빡빡해지고 있어서다.

모트렉스, 117억 유상증자 나선 까닭은…
27일 모트렉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11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예정 발행주식 544만 주, 주당 예정 발행가액 2150원)를 추진하고 있다. 납입일은 내년 3월 3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이다.

자동차용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공급업체인 모트렉스는 지난해 12월 중장비 제조업체인 전진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모트렉스는 인수 과정에서 482억원을 직접 지불했다.

모트렉스가 재무적 투자자(FI)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부여한 주식매도선택권(풋옵션)도 부채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모트렉스와 똑같이 482억원(지분율 50%)을 인수자금으로 대는 대가로, 내부수익률(IRR) 7.5%를 모트렉스로부터 보장받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모트렉스는 이 풋옵션을 501억원의 부채(3분기 말 기준)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88.6%로 2017년 말(47.3%)보다 대폭 높아졌다.

금융비용도 급증했다. 회사는 지난해 전진중공업 인수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사채(158억원) 및 전환우선주(48억원)를 발행했고 차입금(100억원)도 늘렸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금융비용은 올 3분기 말까지 94억원으로, 2017년(16억원)의 여섯 배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 266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도 올해 적자로 전환했다. 완성차 시장의 부진 탓에 올해 3분기 말까지 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금융비용 증가와 영업손실로 현금성자산은 2017년 말 618억원에서 3분기 말 145억원으로 급감했다. 종속회사인 전진중공업 실적이 나빠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회사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진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은 150억원이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