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기준일인 26일, ‘배당주 막차’ 탑승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막판 고민도 커지고 있다. 27일부터는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배당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만큼 주가가 떨어져야 하지만 최근 경기 반등 기대감으로 상승 랠리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배당락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종목이나 업종에 따라 배당락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 지급액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고배당주를 골라 담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배당 막차' 탈까…10년간 배당수익률, 하락폭보다 높아
10년 평균 ‘배당수익률>배당락 효과’

25일 KB증권에 따르면 2009~2018년 배당락일 코스피지수 등락률(종가 기준)은 평균 -0.2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연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1.45%였다. 지난해에는 코스피의 배당락 당일 시초가가 전일 대비 0.2% 오르면서 배당락 효과가 완전히 상쇄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 상장사의 배당금을 받으려면 이달 26일(배당기준일)까지 매수 주문을 체결해야 한다. 이는 장내에서 주식 매매가 이뤄진 뒤부터 실제 소유권을 취득하기까지 2영업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상장사 배당은 증시 폐장일(30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만약 27일 주식 주문이 체결되면 실제로 취득 시점은 내년 1월 2일이 된다. 기업 외부로 유출되는 배당금 액수만큼 주가가 하락하는 배당락이 27일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배당락 효과가 배당수익률에 비해 크지 않았던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분기 배당이 확대되면서 12월 말에 집중되던 배당의 집적 효과도 크게 감소했다”며 “또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증시가 활황세를 나타내면서 배당락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되는 고배당주 매수해야”

그럼에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는 상대적으로 배당락 당일 주가 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는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이 4.4%였는데, 배당락일 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5.3% 떨어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보통 배당락 후 매수에 들어가는데 지난해 순매수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게 배당락이 크게 발생했던 원인”이라며 “최근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어 배당락 우려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배당락 당일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이는 지방 은행주의 실질 이익률이 더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깜짝 배당’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종목을 선별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배당락은 작년 수준의 배당금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내년 3월 주당배당금(DPS)이 늘어나면 배당락 없이 배당 수익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과 비교해 이달 예상 DPS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오르고 있는 종목은 한전KPS, KT&G, 쌍용양회, 한화케미칼 등이 꼽힌다. 한전KPS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2.6% 늘어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뒤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해 쌓아둔 충당금이 6월부터 환입돼 배당 여력도 크게 늘었다. 반면 롯데케미칼, 삼성화재, LG화학 등은 DPS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