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가 내년에 한국의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경기민감 업종인 정보기술(IT), 정유 업종이 실적 개선을 이루며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지훈 크레디트스위스 한국 금융·전략 담당 부문장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0%가량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30%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지수는 2300선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내놓았던 내년 코스피 예상치(2100포인트)보다 한 단계 높인 수준이다.

박 부문장은 “올해 유가증권 상장사 매출 증가율이 0%에 가까웠던 것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IT와 정유업종의 매출 감소폭이 컸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IT, 정유,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매출 및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금리 인하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축소 압박을 받으면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익 증가폭이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망 투자 업종으로 IT, 정유, 자동차를 꼽았다. IT 업종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 업종은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 개선과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에 따른 디젤 가격 상승으로 안정적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자동차도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20%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긍정적 시장 분위기가 1년 내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박 부문장은 “금융투자업계 대부분이 내년 증시를 ‘상고하저’라고 예측하지만 ‘하저’의 수준까지 다다르지 않을 수 있다”며 “통상 1년 반가량 지속되는 반도체 사이클에서 지금은 회복의 초입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