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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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인 애플의 1주당 가격은 32만원 수준이다. 단돈 1만원으로 시가총액 1451조원(12월 18일 기준)에 육박하는 애플의 주주가 될 수 있을까.

정답은 ‘가능'이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이지만 국내에서 주주가 된다는 생각은 쉽지 않다. 국내 주식만큼 정보가 많지 않은데다 상이한 세금체계, 시차 등으로 그동안 진입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런 해외 주식을 개인도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살 수 있는 ‘플랜yes 해외주식 적립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36개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25개 종목에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소수점 적립을 신청하면 0.01주 단위(종목당 5만원 이상)로 매수할 수 있다. 수수료는 0.1%다. 원화를 입금하면 자동으 로 환전해 해외주식을 매수한 뒤 미리 지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매도까지 해준다.

해외 투자에 대한 진입 장벽이 점점 낮아지면서 해외 주식 직구족은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를 통한 해외 주식 직접투자 거래액은 2017년 26조5186억원에서 2018년 38조255억원, 2019년 상반기 21조1014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볼 때 올해 사상 처음으로 거래액이 4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이에 발맞춰 해외 주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국과 중국, 일본 뿐만 아니라 독일 베트남 등 직접 주식 투자가 가능한 국가를 17개국으로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유안타 증권 등도 거래 가능한 국가를 늘리고 있다. 거래 수수료도 경쟁적으로 낮추거나 없애는 추세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4개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없앴다.

해외 주식 거래를 지원하는 증권사가 늘고 관련 정보가 늘고 있지만 국내 투자와 달리 유의할 점도 있다.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때는 양도소득세를 고려해야 한다.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은 대주주를 제외하고 비과세인 반면 해외 주식은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차감한 뒤 22%(지방세 포함)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해외 주식 직접 투자에는 포트폴리오 투자와 정액적립식 투자 등이 추천된다. 한 가지 종목에 ‘올인’하기보다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투자 시기를 분산하고 꾸준히 분할 매입하는 방법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게 바람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적립식으로 해외 주식을 사면 주식뿐 아니라 달러를 분할 매수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환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