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자신을 가치있는 브랜드로 키울 수 있는 기회의 공간
“군대는 자신을 가치있는 브랜드로 키울 수 있는 기회의 공간입니다. 바깥과 떨어져 있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손 병장은 어떻게 군대에서 2000만원을 벌었을까'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손유섭 씨(24·사진)는 “군 생활의 가치를 2000만원이라 생각해 책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월 전역해 부산 동의대 무역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손씨는 조금 특별한 예비역 병장이다. 2017년 6월 입대한 그는 21개월간 육군부사관학교에서 복무하면서 자격증을 9개 땄다. 성격유형검사(DISC) 강사 자격증을 활용해 군인 200여 명을 상담했다. 상병 시절엔 부대 체력단련실에서 몸을 만들어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부대원과 함께 아이디어 교환 동아리 ‘프로젝트 R’을 개설하기도 했다.

그는 2000만원 가치 산정의 기준은 ‘비밀’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어차피 가야 할 군대잖아요. 끌려간다 생각하지 말고 그 공간을 이용한다고 인식을 바꾸면 어떨까 했어요.”

군 복무 기간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그는 “게으른 성격을 바꿔보려고 더 구체적인 목표를 많이 잡았다”며 “군대에서 스스로를 증명하며 뭔가 성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등시간’을 활용했다. 밤 10시 점호 후 자습자들을 위해 군 내 PC방 및 독서실을 12시까지 특별 개방하는 시간이다. 국방부의 장병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청년장병 SOS 프로젝트’도 활용했다. 그가 군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두 가지다. 감정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고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과 팀워크 정신이다. 그는 “이런 배움이 사회로 나갈 때 훌륭한 발판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