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매출의 절반이 수출
업계 3위에도 주가 상승률 1위
수출 미미한 오뚜기 35% 하락
전통적인 내수주로 주가가 같이 움직이던 라면주가 올 들어서는 수출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치솟은 덕에 삼양식품(99,100 -0.60%)이 고공행진을 거듭한 반면 농심(261,500 +1.75%)오뚜기(534,000 +0.56%)는 수출 시장에서 내수 부진을 타개할 만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주가가 정체 상태에 빠졌다.

올해 라면株 등락, 수출이 갈랐다

수출 호조로 주가 70% 오른 삼양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이날 종가(8만5000원)는 올해 초(5만100원)에 비해 69.66% 올랐다. 반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과 2위 오뚜기는 연초 대비 각각 7.96%, 26.11% 하락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갓뚜기’라 불리며 연초 80만원 선까지 치솟았던 오뚜기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수출이 이들 라면주의 희비를 가른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광군제 효과에 힘입어 10~11월 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6.7% 급증한 34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4%, 81.9% 급증할 전망이다. 이미 3분기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700억원을 돌파하면서 내수 매출조차 앞질렀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란 히트작을 앞세워 중국 및 동남아 수출을 통해 전반적인 내수 침체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냈다”며 “이 같은 수출 확대 효과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33%)이 상대적으로 큰 농심도 해외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내수 침체에 따른 부진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농심은 2억달러(약 2380억원)를 들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2021년 말 가동을 목표로 제2공장을 증설 중이다.

오뚜기는 가정간편식(HMR), 조미식품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지만 낮은 수출 비중(9.2%) 탓에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진출이 미약하다는 점이 오뚜기 성장에 최대 걸림돌”이라며 “최근 국내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매출 성장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CJ CGV처럼…”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내수주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주가가 오르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J CGV가 대표적이다.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 CGV는 2015년 중국 등 해외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1년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국내 대표 제과주인 오리온도 2017년 꼬북칩 등 해외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가 16만원까지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수주가 국내 영업기반과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그만큼 수익률도 배가된다”며 “다만 내수 시장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는 매출 또는 이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실적이 꾸준히 유지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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