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세제 혜택을 내걸면서 코스닥벤처펀드까지 잇따라 나왔지만 지난 1년간 코스닥시장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주요국 기술주 중심의 증시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은 쪼그라들었다.

정부 지원책에도…코스닥 오히려 '뒷걸음질'
8일 대신증권과 불름버그 등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은 221조4849억원으로 1년 전(240조7548억원)보다 8.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신흥기업 증시인 자스닥(JASDAQ)은 6.1%, 영국 대체투자시장(AIM)은 3.9% 늘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은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며 17.4% 증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지난해 4월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도 코스닥 활성화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 창업시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코스닥벤처펀드를 조성하면서 자금이 몰렸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며 “불합리한 규제 완화 등 창업 생태계를 작동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지난해 1월 900을 돌파했던 코스닥지수는 최근 60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영국 AIM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나스닥을 모방한 테크기업 중심의 신시장이 대부분 실패한 가운데 AIM은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당수 주식시장이 하이테크 기업을 집중적으로 상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AIM은 시장 수요에 맞춰 다양한 산업을 포괄한다”며 “상장 시 최소 시가총액, 주식분산요건 등을 없애면서 주시장인 런던증권거래소(LSE)와 양방향 이전 상장도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