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약화로 하락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내년 대선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은 2020년 11월 치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협상 합의에) 데드라인은 없다"며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미국)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지수가 1.01% 하락했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66%와 0.55% 밀렸다. 트럼프 발언으로 미 증시는 하락 출발했으나,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을 자제하며 낙폭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평가다.

한국 증시도 하락 출발하겠지만, 낙폭을 줄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한국 증시의 상승 요인 중 하나였던 미중 무역협상 기대가 약화됐다"며 "여기에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된 점도 부담"이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폐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미국 실업률이 3.6%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고용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팜벨트와 러스트벨트 지역의 실업률은 올 하반기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관세가 지속되며 미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둔화되는 등 고용개선의 여지가 약화된 점도 부담이란 판단이다.

서 연구원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시장 일부에서는 협상의 기술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 관련 언급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을 위한 조치일 뿐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