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발행에 매입수요 몰리고 증시 투자도 크게 늘어

中, 무역분쟁에도 해외 투자자 신뢰 탄탄
중국이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경제둔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해외 투자가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2일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전세계 국채 수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사상 최대 달러화와 유로화 표시 국채발행에 해외 투자자들이 몰렸고 중국 증시로 투자금이 계속 밀려들고 있다.

중국 재무부는 앞서 지난달 26일 만기 3년과 5년, 10년, 20년 등 4종류의 채권 60억달러어치를 발행했는데, 무려 200억달러의 매입수요가 몰려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날 중국 국채의 가산금리도 미 국채 대비 35bp~70bp(1bp=0.01%포인트)로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재무부는 또 지난달 초 유럽에서 자국의 첫 번째 유로화 표시 채권 44억달러어치를 발행, 자금 조달을 미국에서 유럽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이때도 매입수요는 무려 200억유로에 달했으며, 발행 금리는 평균 0.5% 이하로 지난 8월의 유로 채권 사상 최저인 0.23%에 근접했다.

화샤(華夏)자산운용의 채권투자 책임자인 프랭크 정은 "중국을 크게 신뢰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자산관리 담당자 룽런고는 "중국 국채의 낮은 발행 금리는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중국의 국채 발행은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넘어 중국이 국제 금융시장에 융합되고 해외투자를 환영한다는 강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시장 접근을 개선하라는 미국의 압력과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목적 아래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한도와 외국인 지분 제한을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

블루스톤자산운용의 자오보원(趙博聞) 연구부장은 지난 3분기 중국의 비준비 금융자산이 기존의 흑자 기조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초과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며 중국이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원인을 설명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를 초과하는 부채의 대부분이 위안화 표시 채권이고 위안화의 국제화가 더딘 상황에서 해외 사업을 위해 다른 주요 외국 화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리차오(李超) 부위원장은 최근 광저우의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외국인들의 중국 증시 투자금이 2천400억위안(341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해외투자자들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MSCI 지수에서 지난주 중국 본토 주식의 비중이 기존의 2.55%에서 4%로 상향 조정된 점도 향후 중국 증시 투자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UBS는 MSCI의 조정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가 58억달러 정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UBS는 지난 9월 말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주식 금액은 1조7천700억위안(2천530억달러)로 전체의 7.9%에 달하는데, 이는 작년 말의 6.7%보다 높아진 것이다.

UBS는 이어 "중국 경제가 내년 2분기 이후 반등하면 외국인 투자는 더 활발하게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중 무역분쟁의 긴장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위안화가 안정을 찾으면 해외의 투자 분위기도 고무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과 증권시장에서 중국에 우호적인 이런 분위기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상장에 유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