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과 태영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상승하고 있다. 전반적인 국내 경기 부진에도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 강등 칼바람' 와중에…등급 올라간 건설사들
2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최근 기존 ‘BBB+’에서 ‘A-’로 한 단계 올랐다. 광교 컨벤션, 판교 아이스퀘어 등 복합개발사업 등을 바탕으로 영업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낸 덕에 ‘A급’ 지위를 회복했다. 대규모 해외 플랜트 관련 손실 등으로 2015년 11월 BBB급으로 떨어진 지 4년 만이다.

지난 19일에는 태영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올랐다. 지방 사업장 분양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태영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주택현장은 평균 분양률(가구 기준)이 약 96%로 이익 창출 능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9월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으로부터 역대 최대 등급인 ‘AA-’ 평가를 받았다. 해외 공사 손실을 털고 국내 건축부문에서 탄탄한 수익을 내 5년 전 등급을 되찾았다.

재무체력 개선으로 기업 재무 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도 잇따르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26일 9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실행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덕분이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는 등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1일엔 고려개발이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지연으로 2011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8년 만이다.

건설업 신용등급의 상승 추세는 최근 국내 간판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추세와 대조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신용평가회사들도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상황에서 건설사는 여유로운 모습”이라며 “다만 앞으로는 건설사 간에도 주택 브랜드 경쟁력에 따라 신용등급의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