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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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소외된 고배당 중소형주만 골라 담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존 ‘한국투자셀렉트배당’ 펀드(순자산 63억원)를 리뉴얼해 ‘중소밸류고배당’ 펀드로 29일 새롭게 내놓는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국내 배당주 펀드는 대부분 대형주나 시장에 잘 알려진 고배당주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이 펀드는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고배당 중소형주나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가치주만 선별해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소외된 고배당 중소형株 펀드 나온다
이를 통해 연 3~4% 배당수익에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 연 4~6%를 합쳐 연 7~10%가량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펀드 출시에 앞서 기존 한국투자셀렉트 펀드를 활용해 지난 1년간 사전 테스트를 한 결과 올해 수익률은 10.52%를 나타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0.53%에 불과했다.

중소밸류고배당 펀드의 책임 운용역은 올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 매니저로 뜬 김기백 주식운용2팀장이다. 김 팀장이 운용 중인 가치주 펀드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820억원)와 ‘한국투자롱텀밸류’ 펀드(509억원)는 올 들어 11~15%의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100억원 이상) 가운데 각각 1위와 3위에 올라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고배당 중소형주 펀드를 선보이는 데엔 최근 달라진 국내 투자 환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올리는 투자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배당주 펀드는 시장 상황이 어렵더라도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라는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김 팀장은 “한동안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은 아무리 실적이 좋고 재무구조가 탄탄하더라도 현금을 사내에 쌓아둘 뿐 배당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며 “최근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스튜어드십 코드(연기금의 주주 의결권 행사) 도입 등의 이슈가 불거진 영향으로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을 늘리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중소형 배당주 투자의 적기”라는 게 김 팀장의 주장이다. 그는 “오션브릿지, 아이마켓코리아, 슈피겐코리아, 에스에이엠티 등이 올 들어 배당을 크게 확대한 대표적인 중소형주”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관련 종목을 꾸준히 발굴해 투자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