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매년 12월이면 반복되는 기관투자가들의 ‘윈도드레싱’(보유 종목 종가 관리)을 감안한 올해 갈무리 투자 전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말 수급 특성을 고려해 쇼트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매수) 수요가 몰리는 종목, 낙폭 과대주,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고배당주를 눈여겨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2월의 산타' 기관, 윈도드레싱에 돈 푼다
12월은 기관들이 돈 푸는 달

26일 코스피지수는 2.15포인트(0.10%) 하락한 2121.35로 마감했다. 기관투자가는 761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나흘 연속 ‘사자’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해마다 12월은 기관들이 ‘돈 보따리’를 푸는 시기로 통한다. 결산기를 앞둔 기관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윈도드레싱에 나선다. 기관들은 지난해 12월엔 1조원, 2017년 12월엔 5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는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린 액티브 자산운용사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 매수 시점 및 반도체 업종 비중, 케이엠더블유 등 깜짝 상승 종목 투자, 바이오주에 대한 위험 관리 등에 따라 기관 수익률이 요동쳤다”며 “이 세 가지를 모두 제대로 관리한 펀드매니저는 극소수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말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린 주식형펀드가 태반”이라고 했다.

윈도드레싱 최우선 ‘타깃’은 올해는 부진했지만,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낙폭이 컸던 종목 가운데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와 최근 3개월간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변화 등을 살펴보면 매수할 만한 종목을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낙폭이 컸지만, 내년에 반등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현대일렉트릭, 한세실업, 휠라코리아, 한국전자금융, 한섬 등을 꼽았다.

고배당주도 유망 종목으로 거론된다. 연기금이 높은 배당수익률(주가/주당배당금)이 예상되는 종목을 연말에 많이 담는 경향이 있다.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중 지난해보다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효성, 기업은행, 롯데케미칼,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꼽힌다.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 중엔 GS홈쇼핑, 코엔텍, 한양이엔지, 유진기업(코스닥150) 등이 있다.

연말 쇼트커버링 주목

쇼트커버링 효과를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전략)에 나선 외국인 및 기관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해당 주식을 되사들이는 것이다.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이 특정 종목을 쇼트커버링하면 수급에 영향을 줘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탄다.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는 연말에 배당금과 함께 이자를 대여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런 비용 부담 때문에 주로 배당락일(12월 27일) 이전에 주식을 상환하려 한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는 원래 주주도 주주명부 폐쇄일 전에 빌려준 주식을 상환받고 싶어 한다. 이 과정에서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쇼트커버링이 나타난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런 조건에 들어맞는 종목으로 에쓰오일, 영원무역, 휠라코리아, 대우건설 등을 꼽았다. 김용구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 비중이 70~80%를 차지하고 3분기에 정점에 달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가운데 주가가 부진한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