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 "내년 글로벌 경제 회복…미중 분쟁·기술 성장 '변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내년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지표들이 견조한 모습을 보여서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기술의 빠른 성장은 내년 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키이쓰 웨이드 슈로더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20년 글로벌 경제와 시장전망' 세미나에서 "전체적인 글로벌 경제는 올해 성장 둔화를 겪었지만 내년에는 점차 성장세가 안정화되면서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 경제가 견조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키이쓰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수출 주문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장단기 미국 채권 금리 역전과 함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올해를 벗어나면서 내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신규 구직자를 계속 찾고 있고 실질임금 또한 꾸준하게 오르는 등 견조한 노동시장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경기 확장기는 2009년 6월 이후 125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 기록을 이미 갱신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평균 경기 순환주기가 5년이라고 본다면 현 주기는 10년 이상 지속됐기 대문에 조만간 주기가 끝날 것이라는 점은 투자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을 받아온 만큼 내년에 무역 분쟁이 완화하면 경제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며 "2.2∼2.4%의 경제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내년 경제 전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빠른 기술 발전이라고 판단했다.

키이쓰 웨이드는 "내년 가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황을 고려하면 조만간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 양국 간 무역긴장은 다시 확대될 것"이라며 "관세 문제 말고도 지적재산권(IP)이나 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국 간 경쟁구도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다른 위험(리스크)가 심화하면서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큰 영향을 미쳤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한일간 수출 규제 등 국지적인 무역 분쟁들이 글로벌 성장 전망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는 항상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지루한 일자리는 자동화되고 소셜 미디어 관련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기술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