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증시의 대장주인 TSMC의 달러 환산 시가총액이 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다. 반격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TSMC 시총이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전거래일인 22일 기준 2626억달러로 삼성전자보다 14억달러 가량 많다. TSMC 시총이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영향을 미쳤다.
[한민수의 스톡뷰]삼성전자를 누른 TSMC, 반격의 시간이 온다
한국의 수출은 무역분쟁의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대만은 같은 기간 1.0% 늘었다. 대만 재무부는 수출 증가의 원인을 중국으로부터의 생산기지 이전을 꼽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정보기술(IT) 제품들이 관세 문제에 직면하면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대만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대만의 높은 위탁생산 경쟁력은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높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1위인 TSMC의 부상은 당연했다"며 "무역분쟁 국면에서 대만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았지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분쟁 완화 국면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中 지적재산권 보호방침 발표, 무역합의 기대감↑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2% 상승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방침 발표로,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전날 23개 항목의 '지재권 보호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에 따라 중국은 특허와 저작권 영역에서 권리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한다. 또 지재권 침해 기준을 낮추고 형사처벌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지적재산권은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 쟁점이다. 때문에 중국의 이같은 지침 발표는 현재 표류 중인 1단계 무역합의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무역합의를 위해 유화적 태도를 보인 것이란 관측이다.

미중 무역합의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도 기대된다. 26일 종가를 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정기변경이 적용된다. 이번 변경에서 한국 주식의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선반영하기 위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정기변경이 마무리되면 외국인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나온 외국인 물량을 감안하면 MSCI 편입 비중 이슈는 중립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이후 반등을 대비해 단기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톺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변경과 관련해 약 2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이미 13거래일째 '팔자'를 통해 2조3700억원을 순매도한 상태다.

서 연구원은 "지수 전반이 하락한 만큼, 지수추종(패시브) 자금의 재유입을 대비해 대형 IT주를 선점할 가치가 있다"며 "더불어 저평가와 고배당 매력을 겸비한 금융, 장기간 바닥을 다져온 음식료와 유통 등도 관심 대상"이라고 주문했다.
[한민수의 스톡뷰]삼성전자를 누른 TSMC, 반격의 시간이 온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