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가 금융자산 일부를 해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로 들고 있다고 공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는 “미국 자회사 아쿠쉬네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주식과 ETF를 71억원어치(3분기 말 기준) 보유했다. 현금성자산(3100억원)을 감안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휠라코리아가 금융자산 일부를 해외 주식과 ETF로 굴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자회사 아쿠쉬네트가 보유한 금융자산을 연결 재무제표에 합쳐 반영한 것”이라며 “아쿠쉬네트가 미국 회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과 ETF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쿠쉬네트는 휠라코리아가 2011년 인수한 골프용품 회사로, 2016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아쿠쉬네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직원들의 퇴직급여 일부를 랍비신탁에 맡겼으며, 이와 관련해 주식 및 채권 ETF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랍비신탁이 보유한 자산은 회사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어 퇴직금이나 직원보상금을 넣어두는 용도로 미국 회사들이 종종 이용한다.

미국 자회사 상황이 반영된 휠라코리아와 달리 해외 주식으로 돈을 굴리는 국내 상장사도 있다. 소화기 제조·유통업체인 한창은 지난 9월 말 기준 84억원의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50억원에서 늘었다. 올 들어 26억원을 추가 취득했고 약 4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렸다.

티피씨글로벌은 올 들어 홍콩증시에 상장된 왕왕중국홀딩스를 매도하고, 뉴욕증시에서 블룸에너지를 4억원가량 매수했다.

한솔시큐어는 영국에 상장된 보쿠 주식을 24억원어치 들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