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기업 중 마지막으로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선 두산인프라코어가 모집액의 다섯 배가 넘는 투자 수요를 모았다. 산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 채권 신용도를 높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가 3년 만기 보증채권 3억달러(약 3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아시아 및 유럽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75개 기관투자가가 16억달러의 매수 주문을 넣었다. 주문의 89%가 아시아에서 들어왔고, 나머지 11%는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유입됐다. 산업은행, 소시에테제네랄, HSBC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산은의 보증으로 채권 신용등급을 끌어올린 덕분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채권의 신용등급을 산은과 같은 ‘AA’로 평가했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국 정부 신용도와 같다. 한국 우량등급 채권은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 속에서 신용도 대비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해외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 경쟁을 벌인 덕분에 예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보증채권 금리는 3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0.6%포인트를 얹은 연 2.308%로 결정됐다. 지금까지 산은이 보증한 해외 공모채권에 붙은 가산금리 중 가장 낮다. 이 회사가 당초 제시한 희망금리(연 2.558%)보다도 0.25%포인트 낮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이달 만기를 맞는 3억달러 규모 해외 채권을 상환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