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3일 오후 4시10분

호주계 사모펀드(PEF)인 맥쿼리PE가 국내 최대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인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추진한다. 대성산업가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년9개월 만에 7000억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올릴 기회를 잡게 됐다.
[단독] 2.5조 대성산업가스, 맥쿼리PE에 팔릴 듯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PE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산업가스는 1979년 대성산업(현 대성합동지주)과 글로벌 산업용 가스 기업인 프랑스 에어리퀴드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재무상태가 악화된 이 회사 경영권을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은 5666억원, 영업이익은 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27% 늘었다.

대성산업가스는 산업용 가스 1위 업체로 국내 반도체업체들과 특수용 가스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또 진입장벽이 높아 PEF들이 좋아하는 투자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정대로 거래가 진행된다면 실사가 끝나는 12월 중순께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산업가스, 대주주 4번 교체
M&A 거치며 기업가치 급상승


[단독] 2.5조 대성산업가스, 맥쿼리PE에 팔릴 듯
국내 최대 산업용 가스업체 대성산업가스가 호주계 사모펀드(PEF) 맥쿼리PE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 5년 만에 네 번이나 대주주가 바뀌게 된다. 그동안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가치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대성산업(현 대성합동지주)이 프랑스의 에어리퀴드와 합작해 설립한 이 회사는 2014년 3월 대성합동지주가 에어리퀴드 지분 40%를 넘겨받기로 하며 35년간의 동업 관계가 끝났다. 두 달 뒤 골드만삭스PIA는 대성합동지주가 사기로 했던 에어리퀴드 보유 지분 40%와 대성산업가스 전환사채(CB) 등 총 60% 지분을 인수하며 새 대주주로 등극했다. 3년 뒤인 2017년 재무 사정이 더욱 악화된 대성합동지주가 기존 40% 지분까지 매각하기로 했고, 골드만삭스PIA도 자금 회수를 위해 동참하며 회사가 다시 매물로 나왔다.

MBK파트너스는 인수전에서 글로벌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홍콩계 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과 막판까지 경합한 끝에 지분 100%를 인수, 대성합동지주-골드만삭스PIA에 이어 대성가스산업의 최대주주가 됐다. 맥쿼리PE가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면 5년 만에 네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셈이다.

대성산업가스가 많은 주인을 거치게 된 것은 과거 모회사인 대성그룹의 재무상황이 악화된 것도 있지만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나 산업용 가스업체가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PEF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대성산업가스의 기업가치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PIA가 2014년 대성산업가스 지분 60%를 확보하기 위해 지급한 금액은 총 4200억원이었다.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때는 1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아직 가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맥쿼리PE가 MBK파트너스에 제시한 가격은 2조원대 중반 이상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가스의 경우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 가능하고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PEF들이 선호하는 M&A 매물”이라며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산업용 가스산업 재편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맥쿼리PE는 지난해 SK텔레콤과 함께 ADT캡스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대성산업가스 인수까지 노리면서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맥쿼리PE는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LG CNS 소수 지분 인수 경쟁도 벌이고 있다. 활발한 투자 활동은 최근 조성하고 있는 3호 펀드 결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 역시 5호 펀드 결성을 앞두고 자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웅진코웨이를 웅진씽크빅에 매각하면서 1조6849억원을 회수한 바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