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기업 수익성, 갈수록 美·日 경쟁사에 밀려
"강성노조가 구조조정 막아
불황에 유연한 대처 어려워"
3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200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매출 대비)은 6.5%로 S&P500(15.1%), 닛케이225(10.0%)에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분기에도 코스피200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3.6%)은 S&P500(8.8%)보다 낮았다. 1분기(6.4%) 기준으로도 S&P500(15.3%), 닛케이225(7.7%)에 못 미쳤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수익성이 미국 일본 경쟁기업들에 비해 뒤처지는 현상이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42%로 미국 내 정보기술(IT) 업종 대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38.39%), 인텔(34.14%)에 크게 못 미쳤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률(21.38%)과 비교해도 뒤진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만 해도 26.8%로 애플(24.93%)보다 높았다.
한·일 자동차 업종 대표주 간 수익성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률이 1.4%로 2분기 4.5%에 비해 크게 줄었다. 도요타는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분기 수준(10.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 업종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률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2.4%로 미국 정유사 발레로의 3분기 영업이익률(3.2%)에 못 미쳤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3.7%로 발레로를 0.5%포인트 앞섰다.
국내 간판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대외 환경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 투자 부진, 인건비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한국 기업 환경에도 원인이 있다”며 “불황기 때는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효율화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재고자산 감축에 나서야 하는데 노동조합 입김이 세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등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규제도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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