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2일 16:4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세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엑슨모빌에 SK루브리컨츠 지분을 팔아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는다.

22일 정유업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경영권을 제외한 지분 일부를 엑슨모빌에 매각하는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달 엑슨모빌이 SK그룹에 ‘SK루브리컨츠 지분을 인수하고 싶다’는 내용의 초기 단계(Invitational) 제안을 하면서 SK측도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엑슨모빌은 SK그룹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에 적정한(최소 5%) 수준 이상의 SK루브리컨츠 지분을 사들이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의 100% 가치는 3조~5조원으로 평가된다. 이르면 내년 4월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SK루브리컨츠는 자동차용 윤활유에, 엑슨모빌은 산업용 및 최고급 윤활유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는 SK그룹과 엑슨모빌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완벽한 파트너를 찾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엑슨모빌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고,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대금을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이번 거래로 SK그룹이 누리는 효과다.

SK그룹이 해외 석유화학 대기업과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사인 GS칼텍스는 또다른 글로벌 석유화학 회사인 쉐브론과, 에스오일 및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지분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거래를 자문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