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인하로 금리 인하가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시작된 ‘보험성’ 인하 사이클이 세 차례로 끝날 것이란 관측이다. Fed가 이를 공식화할 경우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에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

美 Fed, 이달 말 기준금리 '추가 인하 후 종료' 가능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오는 29~30일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금리 인하를 중단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Fed 인사들의 발언은 세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우리의 통화정책이 경제를 유지하고 위험을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의마다 (경기 지표에 따라) 결정하는 현재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1.3%(19일 기준)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FOMC 이후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지정학적 위험은 더 악화하지 않았지만 크게 개선되지도 않았다. 또 미국 경제에선 제조업 소비 등에서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Fed가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 7,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Fed는 과거에도 보험성 인하의 경우 세 차례 낮춘 뒤 중단한 적이 많았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8일 Fed가 1995년과 1998년에 몇 달간 금리를 세 차례 내렸던 것과 현재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 파월 의장은 “Fed는 금리를 내리고, 한 번 더 인하한 뒤 총 세 번까지 내렸다”며 “경제는 그런 완화정책을 등에 업은 채 재차 힘을 모았고 경기 확장세는 지속됐다”고 말했다.

Fed가 이번에 금리 인하 중단을 시사한다면 지속적 인하를 기대하는 투자자를 실망시킬 수 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가 끝났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피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 Fed는 한 차례 금리를 내린 뒤 더 이상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시장이 실망하면서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들었고, Fed는 결국 큰 폭의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야 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