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부으면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종근당이 내년엔 본격적인 ‘수확’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주가 힘 받는 종근당, R&D에 4년간 4000억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근당은 900원(1.02%) 오른 8만9200원에 마감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장기간 조정을 받았던 종근당은 8월 6일 7만9600원(종가)에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6.95% 올랐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종근당의 3분기 매출은 2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 3월 출시된 신제품 케이캡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2.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대규모 R&D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CKD-506’은 유럽에서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2일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장암치료제 ‘CKD-516’의 임상3상 진입을 허가받았다.

이중항체 ‘CKD-702’도 개발하고 있다. 이 항체는 글로벌 제약회사 얀센이 발표한 ‘앞으로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10개 후보물질’ 중 하나인 ‘JNJ-6372’와 같은 조합이다.

빈혈치료제 ‘네스벨’은 올해 일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 이후 4년간 4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해 신약 개발에 나선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종근당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8.8배로 업계 평균(69.3배)보다 낮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