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년4개월여 만에 5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5만원 찍은 삼성전자, 어디까지 갈까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50원(1.73%) 오른 5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5만300원까지 올라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5만원대에 도달한 것은 작년 6월 7일(5만600원)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14일엔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837억원, 842억원어치 ‘쌍끌이’ 순매수에 나섰다.

최근 시장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부분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발표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잠정치)은 7조7000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7조903억원)를 웃돌았다. IM(IT·모바일)부문에서 ‘갤럭시노트10’ 출시효과 및 중저가폰 라인업 강화 등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냈다.

‘주력’인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D램의 비트그로스(메모리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는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28%가량 증가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매출이 작년 3분기 이후 처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고 감소도 시작돼 반도체 사이클이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늘려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7조4263억원으로, 한 달 전(26조8995억원)에 비해 2.0%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치킨게임’이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이다.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이른 4분기부터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