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과 매우 상당한 수준의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했다”며 “무역전쟁을 끝내는 데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양국은 통화협정에 합의했으며, 미국은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관세율 인상을 연기했다. 다만 합의문은 만들지 않았으며, 다음달 16~17일 칠레에서 개막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합의문에 서명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중국의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만난 뒤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이 거의 즉각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 부총리는 이날 오전 3시간여에 걸친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뒤 백악관을 찾았다.

1단계 합의와 관련,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중국과 통화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힌 뒤 “중국의 강제 기술이전 등 핵심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근본적 이해가 높아졌지만 좀 더 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1단계로 중국이 400~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금융시장 개방문제 등에 대해 대략 합의점을 찾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다음주 화요일(15일) 예정됐던 관세율 인상만 연기됐다”며 “화웨이 문제는 이번 딜의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매우 좋은 협상이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날 합의 내용에 서명하지 않고 향후 약 3~5주 동안 추가 협의를 가진 뒤 다음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내용을 지금 문서화하지 않았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직후인 오후 3시40분께 다우지수가 517포인트까지 급등했으나, 합의문엔 다음달 서명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승폭이 감소해 319.92포인트(1.21%) 오른 채 마감됐다. CNBC방송은 “중국과의 협상이 향후 몇 단계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에 합의한 데 대해 "다뤄야 할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부문 별로 단계 별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낫다"며 "2단계 혹은 3단계 합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