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받아온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대상은 사모사채,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펀드 총 1조1000여억원 중 6200억원 규모다. 우리은행 등 금융회사 30여 곳을 통해 3000~4000여 명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만큼 이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라임운용에 따르면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와 코스닥 상장사 CB·BW 등에 투자한 ‘테티스 2호’의 환매가 10일부터 전면 중단된다. 라임운용은 “플루토와 테티스에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하는 자펀드 가운데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 펀드 6200억원에 대해 환매 신청 자체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라임운용은 지난 7월 돌려막기 등을 통해 수익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쏟아지면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초에도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세 개 펀드의 274억원 규모 상환금 지급이 연기되기도 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상무)은 “라임운용이 단기간 급성장하면서 비슷한 펀드를 출시해 운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로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지 않도록 운용사들이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