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간 순위 요동

LG화학 실적부진에 주가 뚝뚝
LG생건, 2400억차로 '맏형' 노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들어가면서 주요 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 순위도 요동치고 있다. 그룹 내 주축 역할을 하던 계열사가 주춤하는 사이 실적 개선을 앞세운 다른 계열사가 ‘몸집’을 불리며 추격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그룹 형님 주춤하자…동생社 '시총 추격戰'

LG(74,700 -0.53%)그룹 시총 1위 바뀌나

계열사 간 시총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LG그룹이다. 올초 유가증권시장 3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까지 치고 올라갔던 LG화학(309,000 +1.98%)이 최근 실적 부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으로 8위까지 미끄러졌다. 이로 인해 시총 순위 9위까지 상승한 LG생활건강(1,272,000 +2.09%)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8일 LG화학(20조8600억원)이 2.25% 반등하는 동안 LG생활건강(20조6160억원)은 4.35% 올라 두 회사의 시총 차이는 2440억원까지 좁혀졌다.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스티렌(PS) 등 주요 화학제품 업황이 부진해 LG화학 시총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난 7일엔 주가가 28만9000원까지 떨어지면서 1년 내 최저가를 경신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사업 성과도 더디게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9% 줄어든 3738억원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권사는 LG화학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췄다.

LG생활건강 시총을 불린 핵심 요인은 꾸준한 실적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면세점 실적도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 3분기보다 12.2% 많은 3113억원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후’ 브랜드가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국내 면세점 매출과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열사끼리 엎치락뒤치락

삼성그룹에선 삼성SDS(196,500 -1.26%)삼성SDI(233,500 +1.74%)의 시총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10여 차례 이상 두 회사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날 시총은 삼성SDI가 15조5752억원(18위), 삼성SDS가 14조8952억원(20위)으로 격차는 6800억원이다.

삼성SDI 주가는 올 들어 ESS 화재사고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반면 삼성SDS는 불안한 업황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SDS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보기술(IT)서비스 실적은 부진하지만 물류사업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는데도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다”며 “전체 매출에서 대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3%에서 20%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SK(260,000 +0.58%)그룹 내에선 그룹 지주회사인 SK(주)와 SK이노베이션(148,000 -0.34%) 간 경쟁이 흥미진진하다는 평가다. SK(주)는 이달 초 7180억8000만원 규모 자사주 352만 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주사의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사업 부진으로 SK이노베이션 3분기 실적이 악화됐다”며 “세계 가동률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 배터리 부문 적자 등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영향 등으로 4분기 이후부터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의 시총은 각각 16조1477억원(17위), 15조5342억원(19위)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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