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향방 가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임박…증권가 '갑론을박'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무역협상 결과에 달려서다. 기업들의 실적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현지시간으로 10일부터 이틀에 걸쳐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에서는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협상 대표단이 참석한다.

미중 무역협상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란 예상이다.

증시에 있어 최선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의 작은 합의(스몰딜)와 관세인상 유예, 무역협상을 지속하는 데 뜻을 같이하는 경우다.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15일 예정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은 연기되거나 철회될 수 있다.

중립적인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실패하지만 추가 협상을 지속하는 경우다. 이 경우 이달 15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상의 시행 혹은 유예 여부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역협상이 결렬돼 관세 인상을 예정대로 시행하거나 추가로 확대하는 경우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미중 무역협상 시나리오가 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자명하다"며 "작년 미중 무역분쟁이 발발한 이후 세계 주식 시장은 관련 불확실성에 의해 좌우됐기 때문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협상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의 경기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탄핵 이슈가 미중 무역분쟁의 타결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이 증권사의 곽현수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 제조업 경기가 중국보다 안 좋아졌고, 내부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탄핵 정국도 트럼프 입장에선 골칫거리"라며 "트럼프는 경제에서 보여준 성과로 재선 기대감을 유지해온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유엔(UN) 연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경절 연설은 양국 간의 긴장감이 여전함을 보여준다"며 "단기간에 미중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 접근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이익이 얼마만큼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지도 살펴봐야한다고 구문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 발표는 3분기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한국 수출 부진 등은 우려 요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