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우 깜짝이야!…다가온 실적발표 시즌, 윤곽 드러나는 성적표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1주일여 앞두고 어닝 서프라이즈와 쇼크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세가 이어지는 ‘이익 모멘텀’ 효과로 최근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종목은 예상을 웃돈 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일부 종목은 3분기에 실적이 정점 혹은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여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한국조선해양, 환율 상승 수혜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한국조선해양이다. 현재 356억원으로 한 달 전 34억원에서 956.8% 늘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늘어 고정비 부담을 던 가운데 환율 상승 효과가 영업이익에 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은 환헤지를 한 까닭에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와 섬유, 전자 업종에 속한 종목들의 실적 추정치가 한 달 새 많이 높아졌다. 자동차에선 만도(21.1%), 기아차(5.1%), S&T모티브(4.8%), 현대차(4.5%) 등이 해당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 약 190억원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것이지만, 이를 제외해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 ‘갤럭시 폴드’에 보호필름 등 신소재를 공급하는 이녹스첨단소재는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131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전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한유화도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기저효과와 가동률 상승으로 나홀로 호실적이 기대된다.

다만 일부 종목은 3분기 ‘깜짝 실적’ 가능성에도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는 한 달 새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2.2% 높아져 강력한 어닝 서프라이즈 후보로 꼽히지만 성장 둔화 우려도 나온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효과로 인한 드롭액 급증세가 지난 8월로 끝나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T모티브도 전기차 부품 사업 덕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익 성장세가 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란 지적(NH투자증권)이 나오고 있다.
3분기, 어우 깜짝이야!…다가온 실적발표 시즌, 윤곽 드러나는 성적표
여행·항공주, 당분간 실적 회복 어려워

3분기 어닝 쇼크 후보군으로는 모두투어, 티웨이항공, 하나투어, 제주항공, 대한항공 등 여행주와 항공주가 대거 꼽혔다. 모두투어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8억원에서 6억원으로 한 달 새 79.2% 깎였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일 관계 악화로 모두투어의 일본 여행 수요가 9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90%가량 줄었다”며 “당분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한 달 새 영업이익 추정치가 71.8% 줄었고, 하나투어는 42.2%, 제주항공은 30.5%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비중은 작지만, 글로벌 교역 둔화와 정보기술(IT) 수출 감소로 화물 운송 사업부가 부진에 빠진 영향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했지만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철강·금속 업체인 풍산(-24.7%), 현대제철(-18.9%), 세아베스틸(-13.7%), 화학업체인 SK이노베이션(-16.3%), LG화학(-14.0%) 등도 어닝 쇼크 가능성이 커 성급한 저가 매수를 피해야 하는 종목으로 꼽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19.4% 줄어, 3.4% 증가한 셀트리온과 대비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부터는 셀트리온으로부터 낮아진 원가로 램시마를 공급받으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