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한국콜마 등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화장품 완제품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관련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코스맥스는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5만원을 넘나들던 주가는 반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어닝쇼크(실적충격)’를 낸 영향이다.

실적 부진은 하반기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든 125억원으로 추정된다. 내수와 중국 법인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현지 ODM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부진으로 중국 상하이 법인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쉽지 않다”며 “국내·외에서의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추정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콜마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불매운동 타격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제약 부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화장품 부문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시작된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연간 7% 수준이던 화장품 마진도 4%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한국콜마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8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29% 내렸다.

KB증권은 한국콜마 국내 화장품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40%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3년 2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5배 수준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반등을 위한 계기도 나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