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을 발동하면서 홍콩사태가 재부각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정부의 홍콩 사태 개입은 신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분석가)는 7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4일 긴급법을 발동했다"며 "52년 만에 발동된 법으로 홍콩 사태가 재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복면금지법으로 통하는 긴급법 발표 당일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 하락했는데 이는 홍콩 경기 둔화, 외국인 자금 이탈 때문"이라며 "홍콩사태 장기화가 실물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홍콩 시위강도가 강해질수록 중국이 강경한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실물경제 측면에서 홍콩의 역할이 미미해졌기 때문"이라며 "1997년 영국령이었던 홍콩이 중국으로 이양될 때의 홍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중국의 25% 수준이었으나 2018년 기준으로는 중국의 3%에 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홍콩거래소의 기업공개(IPO) 금액은 250억 달러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홍콩은 IPO는 물론 후강퉁, 선강퉁 등을 통해 중국 자본시장의 연결 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홍콩거래소 상장 기업의 63%는 중국 대륙기업이기 때문에 홍콩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는 홍콩 사태 개입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사태가 재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커지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정부 개입이 신중해지면서 주변국 금융시장으로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은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