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보유 지분 4.19% 매각
'OEM펀드 징계' 예고도 위기
운용자산 올 들어 70% 급감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이 최대주주가 또다시 바뀌었다. 최대주주 변경 승인이 거절된 한글과컴퓨터(12,600 +22.93%)(한컴)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다. 주주 분쟁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펀드’ 운용 혐의로 금융당국의 중징계까지 예고돼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지난 2일 파인아시아운용 보유 지분 4.19%를 매각해 지분율을 종전 12.60%에서 8.41%로 낮췄다. 이 운용사 최대주주는 한컴에서 싱가포르 투자회사 BSDCN(9.33%)으로 바뀌었다.

한컴은 지난해 4월 파인아시아운용 유상증자에 14억원을 투자, 지분 4.19%를 추가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3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한컴의 과거 법령 위반 사실 등을 문제 삼아 대주주 변경 불승인 처분을 내리고 지분 매각을 명령했다.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의 경영권 향방은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파인아시아운용은 1999년 보광그룹이 설립한 피닉스자산운용을 모태로 한다. 2013년 보광그룹이 유동성 확보 등을 이유로 지분을 매각하면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이후 주주 간 갈등 등 경영권 분쟁에 시달렸다. 그런 와중에 BSDCN뿐 아니라 위섬(9.28%), 홉킨스홀딩스(8.75%), 왕키지(8.60%) 등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70%대까지 높아졌다. 지난해엔 한컴과 일부 외국인 주주 간 갈등이 거세지면서 이사회가 교도소에서 열리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사회 의장이 구속 상태였는데 외국인 주주들은 한컴 측이 의도적으로 참석을 막기 위해 교도소에서 열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컴은 여전히 파인아시아운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김상철 한컴 회장은 2011년에도 보안업체 소프트포럼을 통해 피닉스운용 경영권 확보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한컴 관계자는 “추가 지분 처분 없이 앞으로도 주요 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과 금융당국의 제재가 맞물리면서 파인아시아운용의 운용자산(AUM)은 지난달 말 2564억원으로 작년 말(1조983억원) 대비 76.6% 급감했다. 올 들어 2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액은 3억8554만원이다. 금융당국의 OEM펀드 제재가 예정된 점도 파인아시아운용 경영 정상화의 걸림돌이다.

오형주/김주완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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