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 나이스그룹이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PG)부에 이어 케이에스넷(KSNET) 인수전에도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1위 나이스그룹이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하면 시장에서 대적할 업체가 없는 강자로 군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으나 막판에 빠지면서 달아올랐던 인수전도 김이 조금 빠진 모습이다.

3일 나이스그룹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나이스그룹은 지난달 5일 진행된 케이에스넷의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그러나 케이에스넷의 매각주관사인 에프티파트너스가 지난달 26일 적격 인수후보군(쇼트리스트)을 발표하기 전에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나이스그룹은 LG유플러스 PG사업부 인수전에도 참여했으나 본입찰 막바지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접었다.

나이스그룹은 나이스정보통신, KIS정보통신 두 법인을 보유한 VAN 업계 점유율 30% 안팎의 1위 사업자다. 온·오프라인 결제시장이 점차 통합되고 있는 가운데 나이스그룹이 온라인에 강점이 있는 LG유플러스 PG사업부와 오프라인의 강자인 케이에스넷을 모두 인수하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인수합병(M&A) 향방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배경이다.

그러나 나이스그룹은 매물로 나온 회사 가치에 대해 매도자 측과 생각이 크게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PG사업부 측은 4000억원 수준, 케이에스넷의 대주주인 넷원 측의 매도 희망가는 3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나이스그룹은 이런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그룹 내부 사정이 과감한 M&A 결정을 하는 데 걸림돌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나이스그룹은 지난해 3월 김광수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뜬 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최영 나이스홀딩스 대표이사가 실질적 총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김 회장의 장남 김원우 에스투비네트워크 이사(26)는 아직 그룹 내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중이다.

나이스그룹이 불참하면서 LG유플러스 PG사업부 매각에는 금융서비스 ‘토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비바리퍼블리카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양측은 협상을 통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케이에스넷 인수전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초 본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김채연/황정환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