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채무보증 잔액 증권사 별로 살펴보니…

금감원, 45개 증권사 비교
하나금투 65.6% 증가율 1위
NH증권은 10.2% 줄어
증권사별 부동산금융 사업 전략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업무를 대폭 확대한 반면 일부 대형사는 경기 하강 위험에 대비해 관련 사업 축소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금투·메리츠↑…NH·미래에셋↓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45개 증권사 채무보증 잔액은 42조4357억원으로 1년 전인 2018년 6월 말(33조1319억원) 대비 28.1% 증가했다. 채무보증 잔액은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노출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증권사들은 주로 아파트나 산업단지 관련 PF 대출채권의 신용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별로는 메리츠종금증권(4,340 +0.23%)의 채무보증액이 7조675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4조3228억원), KB증권(3조9802억원), 하나금융투자(3조7414억원), NH투자증권(12,550 -0.40%)(3조5143억원), 신한금융투자(3조4483억원), 미래에셋대우(7,360 -0.14%)(3조2251억원) 순이었다.

주요 증권사별 전년 동기 대비 채무보증액 증가율은 하나금투(65.6%), 메리츠증권(40.1%), 신한금투(34.6%), KB증권(33.9%), 한투증권(20.9%) 순으로 높았다. 반면 NH투자증권(-10.2%)과 미래에셋대우(-4.9%) 등은 지난 1년 새 채무보증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부동산금융 선두주자로 꼽혔던 두 대형사가 위험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채무보증을 줄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해외 호텔 등 글로벌 대체투자와 국내 부동산 투자 간 균형을 맞추자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 3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한국 부동산은 일부 청정 지역을 제외하곤 우하향 선상에 진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이 부동산금융 규모를 당장 큰 폭으로 줄이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증권사 이익에서 부동산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 채무보증을 통해 1231억원을 벌어들였다. 하나금투(1165억원), NH투자증권(758억원) 등도 채무보증 이익 규모가 컸다.

부동산금융에 뒤늦게 뛰어든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한 증가세도 여전히 가파르다. 대신증권(12,400 -1.20%)은 1년 새 채무보증 증가율이 322%에 달했고 키움증권(73,600 -0.81%)(252%), 유안타증권(2,795 +0.54%)(102%) 등도 같은 기간 채무보증액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및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경기 하강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액이 크거나 증가율이 높은 증권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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