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시장 변동성은 커진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시작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게이트’다. 트럼프가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의 아들과 관련된 부패 혐의를 다시 수사하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요구로 트럼프가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재조사를 부탁한 것은 맞는데 여기에 압력을 넣은 것인지 아닌지는 좀 모호하다. 결론적으로 탄핵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탄핵을 원하는 쪽은 37%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오히려 트럼프의 입지를 더 탄탄하게 해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스캔들 때만큼의 탄핵 찬성 여론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되레 높이는 악수를 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중 무역협상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탄핵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건 시장에 좋을 리 없다. 아무리 미국 경기가 탄탄하고 지표가 충분히 잘 나온다고 해도 소비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달러와 채권 가격을 주시해야 한다. 여론이 탄핵을 원하는 쪽으로 움직이면 안전자산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원 표결 때까지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번 탄핵 이슈가 미·중 무역분쟁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요즘 중국과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면서 스몰딜 가능성을 배제해왔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지지층에 빨리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면 중국과의 스몰딜도 인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탄핵의 위기를 놓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트럼프는 고집보다 대승적인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